연락이 끊긴 지 십 년 된 친구가 부모상 부고를 보냈습니다

고등학교 때 제일 친했던 친구입니다. 서른 넘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습니다.

십 년 동안

싸운 적은 없습니다. 그냥 서로 바빴고, 어느 순간부터 먼저 연락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.

그 사이에 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. 그때 저는 그 친구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. 연락처는 있었지만, 십 년 만에 부고로 연락하는 게 어색했습니다.

어제 문자가 왔습니다

그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였습니다. 단체 문자였습니다.

아내는 가지 말라고 합니다. "십 년 동안 안부 한 번 없다가 부고만 보내는 게 어디 있어. 그건 연락처 목록에 이름이 있어서 간 거지 너를 부른 게 아니야."

그런데 저는 가고 싶습니다

그 친구 어머니를 압니다. 고등학교 때 그 집에서 자주 밥을 먹었습니다. 야간자율학습 끝나고 가면 라면을 끓여 주셨습니다.

그리고 십 년 동안 연락을 안 한 건 그쪽만이 아닙니다. 저도 안 했습니다. 끊긴 걸 그 친구 탓으로 돌리는 게 맞나 싶습니다.

마음에 걸리는 것

다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. 제가 가면, 언젠가 제 차례가 왔을 때 그 친구도 와야 한다고 느낄 겁니다. 십 년 만에 만나서 다시 십 년을 안 볼 사이인데, 서로에게 부담만 지우는 건 아닐까요.

아내는 "차라리 조의금만 보내라"고 합니다. 저는 그게 더 이상하게 느껴집니다. 갈 마음이 없으면서 돈으로 때우는 것 같아서요.

여쭙고 싶습니다

십 년 만에 온 부고, 가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안 가는 게 맞을까요.

그리고 조의금만 보내는 건 예의일까요, 아니면 성의 없는 걸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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