9월 4일 마감결과 공개돈

십 년 전 오십만 원을 냈는데 이번에 십만 원이 왔습니다

지난달에 제 아이 돌잔치를 했습니다. 봉투를 정리하다 손이 멈췄습니다.

십 년 전

친구 결혼식에 오십만 원을 냈습니다. 그때 저는 갓 취직했고 그게 두 달 치 저축이었습니다.

친구가 형편이 어려운 걸 알았습니다. 축의금이 적게 걷힐 것 같다고 걱정하는 걸 들었습니다.

그래서 크게 냈습니다. 돌려받을 생각으로 낸 건 아닙니다.

이번에

그 친구가 십만 원을 냈습니다.

십 년 사이에 친구는 자리를 잡았습니다. 차를 바꿨고 집도 샀습니다. 저보다 형편이 낫습니다.

친구 입장도 생각해 봤습니다

요즘 돌잔치 봉투는 십만 원이 보통입니다. 결혼식과 돌잔치는 무게가 다르다는 말도 맞습니다.

그리고 십 년 전 그 오십만 원을 제가 "빌려준 것"이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. 축하하는 마음으로 낸 것이고 그건 사실입니다.

친구가 그걸 잊었을 수도 있습니다. 십 년입니다. 저도 누가 얼마를 냈는지 다 기억하지는 못합니다.

그런데 마음이 안 풀립니다

저는 기억합니다. 그때 통장에 얼마가 남았는지까지 기억합니다.

액수가 아까운 게 아닙니다. 그때 제가 무리한 걸 그쪽은 몰랐거나, 알았어도 십 년이면 없던 일이 되는 건가 싶습니다.

아내는 "말을 꺼내면 네가 이상한 사람이 된다"고 합니다. 그 말도 맞습니다.

여쭙고 싶습니다

이건 서운해할 일일까요, 아니면 제가 마음에 담을 일이 아닐까요.

그리고 축의금은 주고받는 것일까요, 그때 그 마음으로 끝나는 것일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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