형이 제 이름으로 차를 샀습니다
삼 년 전 일입니다. 저는 그때 스물여덟이었고 형은 서른셋이었습니다.
무슨 일이 있었나
형이 신용에 문제가 있어 할부가 안 됐습니다. 제 이름으로 차를 사고 형이 갚기로 했습니다. 차값은 이천팔백만 원이었습니다.
계약서에 제 이름이 있고, 명의도 제 것이고, 보험도 제 이름입니다. 실제로 타는 사람은 형입니다.
삼 년 동안 형은 한 달도 밀리지 않고 냈습니다. 이제 여섯 달 남았습니다.
형 입장도 압니다
형이 제 이름을 쓴 건 사실이지만, 저도 알고 빌려준 것입니다. 속은 게 아닙니다.
그때 형은 아버지 병원비를 갚느라 신용이 망가진 상태였습니다. 그 병원비는 저도 냈어야 할 몫이 있었는데 저는 못 냈습니다.
그리고 삼 년 동안 한 번도 안 밀렸습니다. 형은 성실합니다.
그런데 지금 문제가 생겼습니다
제가 결혼을 하고 전세 대출을 받으려는데, 그 차 할부가 제 부채로 잡힙니다. 은행에서 한도가 삼천만 원쯤 줄어든다고 했습니다.
형에게 말했더니 "여섯 달만 기다려 달라"고 합니다. 남은 걸 한 번에 갚을 돈은 없다고 합니다.
전셋집은 지금 계약해야 합니다. 여섯 달 뒤에는 그 집이 없습니다.
아내 될 사람은 "왜 형 때문에 우리가 집을 못 구하냐"고 합니다. 그 말도 맞습니다. 그런데 형에게 지금 갚으라는 건 형더러 어디서든 돈을 구해 오라는 말입니다.
여쭙고 싶습니다
형에게 지금 갚으라고 요구하는 게 맞을까요, 여섯 달을 기다리는 게 맞을까요.
그리고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지는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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