친구 아버지 조의금을 제가 대신 냈는데 석 달째 말이 없습니다
대학 때부터 친한 친구입니다. 석 달 전 그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.
그날
친구가 상주였습니다. 저는 조문을 갔고, 우리 모임 다섯 명 중 셋이 사정이 있어 못 왔습니다.
계좌로 보내겠다는 친구들 돈을 제가 먼저 냈습니다. 봉투를 따로 만들기 번거로워서 제 이름으로 한 번에 넣었습니다. 셋이 십만 원씩, 제 것까지 사십만 원입니다.
빈소에서 제가 먼저 말했습니다. "야 됐어, 나중에 정리하자."
그 뒤로
두 명은 그 주에 보냈습니다. 한 명이 석 달째 말이 없습니다.
그 친구는 작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준비 중입니다. 형편이 어려운 걸 압니다.
모임 단톡방에는 평소처럼 나옵니다. 지난달에는 같이 밥도 먹었습니다. 그때도 아무 말 없었습니다.
그 친구 입장도 생각해 봤습니다
제가 "나중에 정리하자"고 한 건 사실입니다. 언제까지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.
십만 원이 지금 그 친구에게는 작지 않은 돈일 수 있습니다. 말을 못 꺼내는 중일지도 모릅니다.
그리고 저는 그 돈이 없어서 힘든 게 아닙니다. 그걸 알면서 재촉하는 것도 이상합니다.
그런데 마음이 걸립니다
액수가 아니라 아무 말도 없다는 것이 걸립니다. "미안한데 조금만 기다려 줘" 한 마디면 될 일입니다.
먼저 물어보면 제가 쪼잔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석 달을 그냥 뒀습니다.
여쭙고 싶습니다
제가 먼저 말을 꺼내는 게 맞을까요, 그냥 두는 게 맞을까요.
그리고 "나중에 정리하자"는 말은 빚을 없앤 걸까요, 미룬 걸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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