두 주만 부탁한다던 강아지 산책이 넉 달째입니다
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입니다. 아이들 어린이집 때문에 알게 됐고 삼 년쯤 됐습니다.
어떻게 시작됐나
넉 달 전, 친구가 발목을 다쳤습니다. 깁스를 두 주 한다고 했습니다.
강아지 산책을 부탁받았습니다. 저희 집도 강아지가 있어서 같이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. 하루 사십 분입니다.
그 뒤로
깁스는 한 달 만에 풀렸습니다. 그런데 산책 부탁은 안 끝났습니다.
"아직 오래 걷는 게 무리라서" → "회사 복귀하니까 시간이 안 나서" → 지금은 아무 말 없이 저녁 여섯 시에 강아지를 데리고 옵니다.
넉 달 동안 제가 안 나간 날은 아홉 번입니다. 그중 여섯 번은 제가 아파서였습니다.
친구 입장도 압니다
부탁을 안 한 건 아닙니다. 처음엔 매번 물었고, 제가 매번 괜찮다고 했습니다. 그러다 묻는 게 없어진 겁니다.
지난달에 커피 쿠폰을 보내 줬습니다. 명절에는 과일도 한 상자 왔습니다. 고마워하지 않는 사람은 아닙니다.
그리고 저희 강아지도 같이 나가니까, 아예 없던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한 마리가 는 것입니다.
그런데 힘듭니다
한 마리와 두 마리는 다릅니다. 둘이 서로 다른 데로 가려고 해서 사십 분이 한 시간이 됐습니다.
무엇보다 끝이 안 보이는 게 힘듭니다. 두 주라고 들었을 때 흔쾌히 했던 건 두 주였기 때문입니다.
"이제 그만하고 싶다"고 하면 넉 달을 참았다는 게 드러나서, 그동안 싫었으면서 왜 말 안 했냐는 말을 들을 것 같습니다.
여쭙고 싶습니다
지금이라도 그만하겠다고 말하는 게 맞을까요.
그리고 처음에 흔쾌히 한 일은, 언제까지 흔쾌해야 할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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